
633km의 장대한 여정, 자전거 국토종주. 대부분의 라이더는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은 인천 아라뱃길에서 출발해, 여정의 끝에 탁 트인 부산 낙동강 하굿둑의 바다를 마주하는 그림을 꿈꿉니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풍경이 바뀌는 정방향 코스는 마치 교과서처럼 여겨지죠. 하지만 문득 이런 반항적인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남들과 반대로, 부산에서 출발하면 어떨까?"
그저 출발지만 바꾼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이 작은 선택의 차이는 종주 전체의 경험을 완전히 바꾸어 놓습니다. 결론부터 명확히 말씀드리자면, 네, 물리적으로는 역방향이 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 속에는 정방향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매력과 성취감이 숨어있습니다. 이 길은 단순한 체력 시험이 아니라, 라이더의 목표와 스타일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 새로운 도전입니다.
가장 큰 난관, 중력과의 싸움


남에서 북으로 향하는 여정이 더 힘든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대한민국의 지형적 특성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강은 대부분 동쪽과 북쪽의 높은 산지에서 발원하여 서쪽과 남쪽의 낮은 바다로 흐릅니다. 자전거길은 이 강을 따라 조성되었기에, 인천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정방향은 전체적으로 아주 완만한 ‘내리막길’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산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이 거대한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눈에 띄는 오르막은 아닐지라도, 페달을 밟는 내내 미세한 저항이 누적되어 종주 후반부로 갈수록 체력 소모가 훨씬 크게 느껴집니다. 특히 종주의 심장부인 이화령을 넘고 나서도 계속되는 은근한 오르막 구간은, ‘이제 힘든 건 끝났다’고 생각했던 라이더의 의지를 시험에 들게 할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벽, 맞바람과의 사투


자연이 주는 또 다른 시련은 바로 ‘바람’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보통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편서풍이 잦습니다. 이는 정방향 라이더에게는 등을 밀어주는 고마운 ‘순풍’이 될 때가 많지만, 역방향 라이더에게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거대한 ‘맞바람’이라는 벽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여정의 마지막, 탁 트인 한강과 아라뱃길에 들어섰을 때 서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맞바람을 마주하면, 평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오르막을 오르는 듯한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다 와간다는 안도감 대신 마지막까지 인내심을 요구하는 이 구간은, 역방향 종주의 ‘화룡점정’과도 같은 마지막 관문입니다.
고요한 길과 특별한 풍경이라는 보상


그렇다면 이렇게 힘들기만 한데, 왜 굳이 역방향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는 걸까요? 그 해답은 ‘고독과 집중’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라이더가 정방향을 택하기에, 반대 방향의 여정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한적하고 평화롭습니다. 북적이는 인증센터에서 줄을 서거나, 좁은 길에서 다른 라이더와 엉킬 일이 거의 없죠.
오롯이 나 자신과 자전거, 그리고 변화하는 풍경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이는 역방향 라이더만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특권입니다. 늘 지나치던 익숙한 풍경도 반대편에서 바라보면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풍경을 발견하는 즐거움은 그 어떤 육체적 힘듦도 보상하고 남을 만큼 매력적입니다.
성취감의 차이, 집으로 향하는 길


종주의 끝에서 느끼는 감정 또한 완전히 다릅니다. 정방향의 종착지인 부산은 낯선 여행지에서의 해방감과 축제 같은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마치 긴 여행을 마치고 휴양지에 도착한 듯한 느낌이죠. 반면 역방향의 종착지인 인천과 서울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집’과 ‘일상’의 공간입니다.
낯선 곳에서 출발해 수백 킬로미터를 달려 마침내 나의 익숙한 공간으로 돌아왔을 때의 그 벅찬 감정은, 여행의 끝과는 다른 종류의 깊은 성취감을 안겨줍니다. 이것은 단순한 완주가 아니라, ‘내 힘으로 집까지 돌아왔다’는 뿌듯한 귀환의 서사가 됩니다.
역방향, 어떤 라이더에게 어울릴까?


결론적으로, 두 방향 모두 각자의 매력이 뚜렷합니다. 만약 당신이 국토종주가 처음인 입문자이거나, 친구들과 함께 달리며 즐거운 추억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 정답은 ‘정방향’입니다. 비교적 수월한 코스는 라이딩 자체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정방향을 경험했고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면, 혹은 다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치고 싶다면, ‘역방향’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더 큰 육체적 고통을 감내할 준비가 된 라이더에게, 남에서 북으로 향하는 길은 잊을 수 없는 성취감과 특별한 추억을 선물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정말 체감 난이도 차이가 그렇게 큰가요?
A. 네, 특히 자전거 경험이 적을수록 크게 느껴집니다. 평소 장거리 라이딩을 즐기는 숙련자라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지만, 초심자에게는 종주 포기를 고민하게 할 만큼 힘든 구간이 많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맞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는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Q. 인증센터를 찾거나 길을 잃을 위험은 없나요?
A. 인증센터 부스는 양방향에서 모두 보이도록 설치되어 있어 찾는 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정표와 안내판이 정방향 위주로 설치된 곳이 많아, 갈림길에서 순간적으로 헷갈릴 수 있습니다. 출발 전 자전거길 노선 앱이나 GPS 지도를 스마트폰에 반드시 설치하고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Q. 역방향 종주 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A. ‘오버 페이스’를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초반 낙동강 구간이 비교적 평탄하다고 해서 무리하게 속도를 내다보면, 중후반부터 시작되는 누적된 오르막과 맞바람에 급격히 체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한 체력 안배를 하는 것이 완주의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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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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