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3D 모델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 하지만 어떤 프로그램을 써야 할지 막막함에 첫걸음조차 떼기 어려우셨을 겁니다. 수많은 3D 프로그램의 이름들 속에서, 유독 우리 눈에 자주 띄는 두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퓨전 360'과 '스케치업'입니다. "초보자에게는 스케치업이 쉽다던데?", "아니야, 요즘 대세는 퓨전 360이라던데?" 하는 말들 사이에서 우리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죠.
결론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이 질문은 "연필과 컴퓨터 중 뭐가 더 그림 그리기 쉬운가요?"와 같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둘은 태어난 목적과 잘하는 일이 완전히 다른, 전혀 다른 성격의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도구가 더 뛰어난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왜' 만들고 싶은지를 아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두 프로그램의 진짜 속마음을 낱낱이 파헤쳐, 당신에게 꼭 맞는 최고의 파트너를 찾아드리겠습니다.
태생부터 다른 두 친구


두 프로그램의 모든 차이점은 '태생'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스케치업'은 이름 그대로 '스케치'하듯 빠르고 직관적으로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마치 디지털 세상의 찰흙이나 레고 블록과도 같죠. 건축가나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머릿속의 공간을 빠르게 3차원으로 그려보고 싶을 때 사용하는, 매우 빠르고 감각적인 도구입니다.
반면, '퓨전 360'은 '설계'를 위해 태어났습니다. 단순히 모양을 만드는 것을 넘어, 정확한 치수를 기반으로 실제 세상에 존재할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3D 프린터로 출력할 부품을 만들거나, 기계 장치를 설계하는 등, 모든 과정에 '정밀함'이라는 철학이 담겨있는 공학용 소프트웨어에 가깝습니다.
직관적인 스케치 vs 정밀한 설계


두 프로그램의 작업 방식은 그 태생만큼이나 다릅니다. '스케치업'의 가장 큰 매력은 '푸시/풀(Push/Pull)'이라는 마법 같은 기능입니다. 네모를 하나 그리고, 마우스로 쭉 잡아당기면 그대로 기둥이 됩니다. 매우 직관적이고 단순해서, 3D 모델링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30분만 만져보면 금세 간단한 가구나 건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보이는 대로 만들어지는' 즐거움이 있죠.
'퓨전 360'은 조금 더 체계적인 접근을 요구합니다. 먼저 종이 위에 연필로 그리듯 '2D 스케치'를 하고, 여기에 "이 선의 길이는 100mm", "이 원의 지름은 30mm" 와 같이 정확한 규칙(치수, 구속조건)을 부여합니다. 그리고 이 완벽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3차원 형상을 만들어 나갑니다. 처음에는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과정 덕분에 매우 정교하고 오차 없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수정이 쉬운가? 미래를 생각한다면


"나중에 디자인을 바꾸고 싶을 때, 어떤 게 더 편할까요?" 이 질문이 바로 두 프로그램의 결정적인 차이를 보여줍니다. 스케치업은 한번 만든 형태를 수정하려면, 마치 완성된 레고 작품의 일부를 부수고 다시 조립하는 것처럼 직접 형태를 자르고 붙여야 합니다. 간단한 수정은 빠르지만, 구조가 복잡해지면 일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퓨전 360'은 모든 작업 과정이 '타임라인'이라는 역사책에 순서대로 기록됩니다. 만약 맨 처음에 그렸던 원의 크기를 바꾸고 싶다면? 타임라인을 거슬러 올라가 첫 스케치에서 숫자 '30'을 '40'으로 바꾸기만 하면, 그 이후의 모든 작업들이 알아서 착착 업데이트됩니다. 이는 디자인을 계속해서 개선하고 수정해야 하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압도적인 강점이 됩니다.
그래서, 내게 맞는 도구는?


이제 여러분에게 맞는 도구가 무엇인지 감이 오시나요? 선택의 기준은 아주 명확합니다. 여러분이 만들고 싶은 것이 '눈으로 보기 위한 것'인지, '손으로 만지기 위한 것'인지를 생각해 보세요.
만약 여러분이 "내가 살고 싶은 집의 인테리어를 미리 꾸며보고 싶다", "취미로 간단한 가구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 와 같이 빠른 시각화가 목적이라면, 고민할 필요 없이 '스케치업'이 정답입니다. 반면, "내가 디자인한 캐릭터를 3D 프린터로 출력하고 싶다", "정확한 부품을 만들어 조립해 보고 싶다" 와 같이 실제 작동하는 물건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퓨전 360'이 훨씬 더 강력하고 올바른 선택이 될 것입니다.
배우기 쉬운 길을 선택하려면


"그래도 둘 중 더 배우기 쉬운 걸로 시작하고 싶어요!" 라고 한다면, 첫 한 시간의 경험만 놓고 보면 '스케치업'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가장 빨리 만들어낼 수 있어, 초반의 흥미를 붙이기에 매우 유리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스케치업으로 복잡한 곡면이나 정교한 부품을 만들려고 하면 수많은 편법과 기술을 따로 익혀야 하는 어려움에 부딪히지만, 퓨전 360은 처음부터 그런 작업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오히려 더 체계적이고 '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나의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에 따라 '쉬움'의 기준도 달라지는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3D 프린터로 출력할 건데, 스케치업으로는 절대 안 되나요?
A. 아닙니다, 가능합니다. 하지만 스케치업은 기본적으로 겉모습을 만드는 데 치중하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가 비어있거나 면이 터져있는 경우가 많아 3D 프린팅 시 오류가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별도의 플러그인을 설치하고 모델을 '수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반면, 퓨전 360은 처음부터 속이 꽉 찬 '솔리드 모델'을 만들기 때문에 별도의 과정 없이 바로 출력해도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Q. 두 프로그램 모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나요?
A. 네, 다행히 두 프로그램 모두 개인적인 용도나 학습을 위한 '무료 버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케치업은 일부 기능이 제한된 웹 기반의 '스케치업 Free'를, 퓨전 360은 학생이나 비상업적 용도의 개인 사용자에게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개인용 라이선스'를 제공하므로, 부담 없이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Q. 건축 디자인을 할 건데, 퓨전 360은 쓸모가 없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건축 분야에서도 정밀한 부품 설계나 비정형 건축물의 디자인을 위해 퓨전 360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스케치업으로 전체적인 틀을 잡고, 퓨전 360으로 복잡한 구조물을 설계하는 등 두 프로그램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전문가의 방식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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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퓨전360 vs 스케치업 : 네이버 지식iN
스케치업은 사용하기 쉬워 초보자에게 적합하며, 퓨전360은 전문적 설계와 고급 기능에 강점이 있습니다. - Fusion 360 - 나무위키
퓨전360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강력한 CAD, CAM, CAE 기능을 제공하며, 복잡한 기계 설계에 유리합니다. - 스케치업 프리(SketchUp Free) - Ztoo Soft
스케치업 프리는 설치 없이 웹에서 간편하게 3D 모델링 가능하며, 쉽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장점입니다. - Shapr3D vs Fusion 360 vs SketchUp (Best 3D Design)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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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업은 빠른 배우기 쉬움, 퓨전360은 전문적 기능과 협업에 강점을 가진다는 사용자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