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어릴 적 할아버지 댁 병풍에서, 혹은 사극 드라마에서 읊조리는 소리를 들으며 ‘저 복잡한 걸 어떻게 다 외울까?’ 하고 지레 겁부터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마치 암호문처럼 느껴졌던 육십갑자, 막상 외워보려고 해도 입에 잘 붙지 않아 금세 포기하기 일쑤였죠.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달달 외워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는 순간, 아주 재미있고 간단한 길이 열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육십갑자를 마스터하는 비결은 ‘무작정 암기’가 아닌, 우리에게 익숙한 ‘숫자’와 ‘띠’를 활용한 ‘규칙 찾기’에 있습니다. 이 규칙만 알면, 당신도 이제 어떤 해의 이름이든 척척 계산해내는 ‘육십갑자 마스터’가 될 수 있습니다.
1단계: 12마리 동물 친구들과 친해지기


육십갑자 정복의 첫걸음은, 60가지 조합 전체가 아닌, 그 재료가 되는 ‘십간’과 ‘십이지’를 따로따로 익히는 것입니다. 특히, 12개의 ‘십이지(十二支)’는 우리에게 이미 너무나 친숙한 ‘띠’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공략하기 좋습니다.
‘자(子, 쥐)-축(丑, 소)-인(寅, 호랑이)-묘(卯, 토끼)-진(辰, 용)-사(巳, 뱀)-오(午, 말)-미(未, 양)-신(申, 원숭이)-유(酉, 닭)-술(戌, 개)-해(亥, 돼지)’. 이 12마리 동물들의 순서는 이미 우리 머릿속에 어느 정도 각인되어 있습니다. “자축인묘 진사오미~” 노래처럼 여러 번 읊조리며, 각 동물이 어떤 한자와 연결되는지만 눈에 익혀두면 1단계는 가볍게 통과입니다.
2단계: 하늘의 이름, 10개만 외우면 끝!


다음은 조금 낯설 수 있는 10개의 ‘십간(十干)’입니다.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 처음에는 입에 잘 붙지 않지만, 딱 10개뿐이니 마음먹고 외우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여기서 아주 재미있는 암기 꿀팁이 있습니다. 바로 ‘오행(五行)’과 ‘색깔’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갑/을’은 푸른색 나무, ‘병/정’은 붉은색 불, ‘무/기’는 노란색 흙, ‘경/신’은 흰색 쇠, ‘임/계’는 검은색 물. 이렇게 두 개씩 짝을 지어 ‘청-적-황-백-흑’의 색깔 이미지와 함께 기억하면, 훨씬 더 입체적이고 오래 기억에 남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3단계: ‘끝자리 숫자’라는 마법의 열쇠


자, 이제 재료 준비는 끝났습니다. 지금부터가 진짜 마법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60가지 조합을 하나하나 외울 필요 없이, 내가 궁금한 연도의 ‘끝자리 숫자’ 하나만으로 그 해의 ‘십간’을 바로 알아맞힐 수 있습니다.
바로 ‘갑(4)-을(5)-병(6)-정(7)-무(8)-기(9)-경(0)-신(1)-임(2)-계(3)’ 이 규칙입니다. 예를 들어, 1994년은 끝자리가 4이므로 ‘갑’년이고, 2024년도 끝자리가 4이므로 똑같이 ‘갑’년입니다. 1980년은 끝이 0이니 ‘경’년, 2011년은 끝이 1이니 ‘신’년이 되는 식이죠. 이 숫자 규칙 하나만 외워두면, 당신은 이미 육십갑자의 절반을 마스터한 셈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복잡한 표 없이도 간지를 알아내는 가장 빠른 해결책입니다.
4단계: ‘띠’를 활용한 최종 조합


이제 마지막 단계입니다. 앞서 알아낸 ‘십간’에, 그 해의 ‘띠’만 조합하면 육십갑자가 완성됩니다. 2024년을 예로 들어볼까요? 끝자리가 ‘4’이므로 십간은 ‘갑(甲)’입니다. 그리고 2024년은 모두가 알다시피 ‘용의 해’이죠. 용에 해당하는 십이지는 ‘진(辰)’입니다. 따라서 2024년은 ‘갑진년’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 더 해볼까요?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 끝자리가 ‘2’이므로 십간은 ‘임(壬)’입니다. 1592년을 12로 나누면 나머지가 8이 나오고, 십이지 순서에서 8번째는 ‘진(辰, 용)’입니다. (계산이 복잡하다면, 그 해가 ‘용띠 해’라는 사실만 알아도 충분합니다.) 그래서 1592년은 ‘임진년’이 되는 것이죠. 정말 간단하지 않나요?
무작정 외우지 말고, 원리를 이해하세요


결론적으로, 육십갑자를 쉽게 외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외우지 않는 것’입니다. 60가지의 결과물을 하나하나 머릿속에 넣으려고 애쓰는 대신,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규칙’과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재미있습니다.
10개의 하늘 이름(십간)과 12개의 땅 이름(십이지), 그리고 연도의 끝자리 숫자와 십간을 연결하는 마법의 열쇠. 이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이 간단한 원리만 이해하면, 당신은 더 이상 복잡한 육십갑자 표 앞에서 좌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친구나 가족의 출생연도를 듣고 그 해의 간지를 척척 맞히는, 즐거운 지적 유희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연도 끝자리 숫자와 십간 연결 규칙(갑-4, 을-5…)이 헷갈려요. 더 쉽게 외우는 법 없나요?
A. ‘갑’이 숫자 4와 연결된다는 기준점 하나만 확실히 외워두면 쉽습니다. 갑(4)-을(5)-병(6)-정(7)-무(8)-기(9)까지는 숫자가 순서대로 커지고, 경(0)-신(1)-임(2)-계(3)은 다시 0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편리합니다. 2024년이 ‘갑진년’이라는 것을 기준으로 ‘갑=4’를 기억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 제 띠에 해당하는 십이지 한자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순서와 ‘쥐소호랑이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 순서를 맞춰서 외워두면 편리합니다. 예를 들어, ‘토끼’는 4번째 동물이므로 십이지에서도 4번째인 ‘묘(卯)’가 되는 식입니다.
Q. 이 방법으로 역사 속 사건의 연도를 역으로 계산할 수도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병자호란’은 ‘병’으로 시작하므로 끝자리가 6인 해이고, ‘자’로 끝나므로 쥐띠 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사적 배경지식을 더하면 1636년이라는 연도를 유추해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육십갑자는 단순 암기를 넘어, 역사적 사건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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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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