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진왜란’, ‘갑오개혁’. 역사책에서 이런 이름들을 볼 때마다, ‘왜 하필 저런 어려운 이름이 붙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곤 했습니다. 또, 어른들이 “내가 갑자생인데…” 하시거나, ‘환갑잔치’라는 말을 들을 때도 그저 막연하게만 느껴졌죠. 마치 우리만 모르는 암호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 복잡해 보이는 암호 뒤에는, 생각보다 훨씬 간단하고 재미있는 원리가 숨어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육십갑자는 10칸짜리 톱니바퀴와 12칸짜리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며 만들어내는 60가지의 독특한 이름 조합입니다. 이 두 톱니바퀴의 정체만 알면, 당신도 이제 어떤 해의 이름이든 척척 알아맞힐 수 있습니다.
하늘의 기운, 10개의 천간(天干)


첫 번째 톱니바퀴의 이름은 ‘십간(十干)’ 또는 ‘천간(天干)’입니다. 이는 ‘하늘의 기운’을 10가지 종류로 나눈 것으로, 각각 고유의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죠.
이 열 개의 글자가 순서대로 계속해서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마치 월화수목금토일이 반복되는 것처럼요. ‘갑’으로 시작해 ‘계’에서 끝나면, 다시 ‘갑’으로 돌아오는 10년짜리 주기인 셈입니다. 이 천간이 바로 ‘갑진년’이나 ‘임진왜란’에서 앞 글자를 담당하는, 이름의 첫 번째 부분입니다.
땅의 기운, 12마리의 동물


두 번째 톱니바퀴는 우리에게 훨씬 더 친숙합니다. 바로 ‘십이지(十二支)’ 또는 ‘지지(地支)’입니다. 이는 ‘땅의 기운’을 12가지로 나눈 것으로, 우리가 잘 아는 12마리의 동물, 즉 ‘띠’와 같습니다. ‘자(子, 쥐), 축(丑, 소), 인(寅, 호랑이), 묘(卯, 토끼)...’ 순서로 이어지죠.
이 12마리의 동물들 역시 순서대로 계속해서 반복됩니다. 올해가 용의 해였다면, 내년은 뱀의 해, 그 다음 해는 말의 해가 되는 것처럼 12년마다 같은 띠의 해가 돌아오는 원리입니다. 이 지지가 바로 ‘갑진년’이나 ‘임진왜란’에서 뒷글자를 담당하는, 이름의 두 번째 부분이 됩니다.
두 톱니바퀴의 만남, 60가지 이름의 탄생


이제 이 두 개의 톱니바퀴를 함께 돌려볼 시간입니다. 육십갑자는 천간의 첫 번째 글자인 ‘갑(甲)’과 지지의 첫 번째 글자인 ‘자(子)’를 합쳐 ‘갑자년’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 다음 해는 천간의 두 번째 ‘을(乙)’과 지지의 두 번째 ‘축(丑)’을 합쳐 ‘을축년’이 되죠. 이렇게 하나씩 순서대로 짝을 지어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10번째 해인 ‘계유년’까지 가고 나면, 10칸짜리 천간 톱니바퀴는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첫 번째인 ‘갑’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12칸짜리 지지 톱니바퀴는 아직 11번째인 ‘술(戌)’이 남아있죠. 그래서 11번째 해의 이름은 ‘갑술년’이 됩니다. 이처럼 두 톱니바퀴가 각자의 주기로 돌다가, 처음의 ‘갑자’로 다시 만나기까지는 정확히 60년이 걸립니다. 이것이 바로 60가지 이름의 비밀입니다.
내 출생연도 간지, 쉽게 찾는 꿀팁


그렇다면 내가 태어난 해의 이름은 어떻게 쉽게 찾을 수 있을까요? 복잡한 표 없이도 아주 간단하게 알아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태어난 해의 ‘끝자리 숫자’와 ‘띠’만 알면 됩니다.
천간은 10년마다 반복되므로, 내가 태어난 해의 맨 끝자리 숫자와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끝자리가 4이면 ‘갑’, 5이면 ‘을’, 6이면 ‘병’… 이런 식이죠. 지지는 12년마다 반복되므로, 태어난 해를 12로 나눈 나머지 숫자로 자신의 띠(지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2024년을 예로 들면, 끝자리가 ‘4’이므로 천간은 ‘갑(甲)’이고, 2024를 12로 나누면 나머지가 ‘8’이므로 지지는 용을 뜻하는 ‘진(辰)’이 됩니다. 그래서 2024년은 ‘갑진년’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복잡한 계산 없이 내 해의 이름을 찾는 가장 빠른 해결책입니다.
60년의 약속, 환갑의 진짜 의미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환갑(還甲)’이라는 말 속에 바로 이 육십갑자의 모든 원리가 담겨 있습니다. 환갑의 ‘환(還)’은 ‘돌아오다’는 뜻이고, ‘갑(甲)’은 육십갑자의 첫 시작인 ‘갑자(甲子)’를 의미합니다.
즉, 환갑이란 내가 태어난 해의 간지(이름)가 60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는 뜻입니다. 1964년 갑진년에 태어난 사람이 60년 후인 2024년에 다시 갑진년을 맞이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환갑잔치는 단순히 6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것을 넘어, 60년의 큰 주기를 무사히 마치고 새로운 삶의 주기를 시작하는 것을 축하하는 아주 깊고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왜 10(십간) 곱하기 12(십이지)는 120인데, 60년마다 돌아오나요?
A. 두 톱니바퀴가 다시 처음의 짝(갑자)으로 만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10과 12의 ‘최소공배수’를 구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그 값이 바로 60입니다. 그래서 120개의 조합이 아닌 60개의 조합이 한 주기를 이루게 됩니다.
Q. 연도뿐만 아니라 날짜나 시간도 계산할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연도를 나타내는 간지를 ‘세차(歲次)’라고 하듯, 날짜를 나타내는 간지는 ‘일진(日辰)’, 시간을 나타내는 간지는 ‘시진(時辰)’이라고 합니다. 사주팔자는 바로 이 연, 월, 일, 시의 네 가지 간지를 바탕으로 풀이하는 것입니다.
Q. 각 이름마다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A. 네, 그렇습니다. 동양 철학에서는 10개의 천간과 12개의 지지가 각각 고유의 성질과 오행(목, 화, 토, 금, 수)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어떤 천간과 지지가 만나느냐에 따라 그 해의 전반적인 기운이나 특징을 해석하기도 합니다.
육십갑자의 의미와 유래, 동양의 시간 개념을 이해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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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육십갑자, 천간, 지지 뜻과 그 기원, 60갑자 계산법까지 총정리! – chaso 티스토리
육십갑자와 천간·지지의 구조, 10과 12의 최소공배수 원리, 숫자를 활용한 매우 쉬운 계산 방법을 예제 포함 설명. - [육십갑자] 원리를 알면 쉽게 알 수 있는 육십갑자(중학교 수행평가) – 네이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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