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딜 가나 여성이 더 우대받는 여성 상위 시대 아니야?”라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여성 대통령, 여성 CEO가 등장하고, 여러 분야에서 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이제 성 평등은 이미 완성되었거나 오히려 남성이 역차별받는다는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몇몇 성공한 여성의 모습이 사회 전체의 평등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여성들이 충분히 강해졌는데 왜 아직도 성 평등을 외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봐야 할 것은 눈에 보이는 몇몇 사례가 아니라, 여전히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한 ‘보이지 않는 규칙’과 ‘기울어진 운동장’입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왜 아직도 우리 모두에게 페미니즘, 즉 성 평등을 향한 노력이 필요한지, 그 진짜 이유 3가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여전히 존재하는 ‘유리천장’과 ‘경력단절’
분명 많은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합니다. 출발선은 비슷해 보이죠. 하지만 연차가 쌓이고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능력과 상관없이 특정 직급 이상으로 올라가기 어려운 현상을 뜻하는 ‘유리천장’은 여전히 많은 기업에 존재하며,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성별 임금 격차가 그 증거입니다.
더 큰 문제는 ‘경력단절’입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책임이 여전히 여성에게 더 많이 지워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수많은 여성이 자신의 꿈과 경력을 포기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성 평등을 향한 노력은 단순히 여성을 높은 자리에 앉히는 것이 아니라, 출산과 육아가 여성만의 몫이 되지 않고 남녀 모두가 동등하게 책임지며, 그 누구의 경력도 중단되지 않는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에 대한 불안감
“밤늦게 다닐 때 무서워”, “누군가 따라오는 것 같아”... 이런 불안감을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더 크게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각종 범죄 통계는 여성이 남성보다 범죄 피해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더 중요한 것은 통계를 넘어 일상에 만연한 ‘두려움의 문화’입니다.
디지털 성범죄, 스토킹, 가정 폭력 등 젠더에 기반한 폭력은 여전히 심각한 사회 문제입니다. 페미니즘은 이러한 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을 살피고, 피해자에게 ‘왜 조심하지 않았냐’고 책임을 묻는 대신 가해자와 사회 구조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모든 사람이 성별에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든 안전함을 느끼며 살아갈 권리를 보장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 이것이 성 평등이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입니다.
남녀 모두를 옭아매는 ‘성 역할 고정관념’
페미니즘은 오직 여성만을 위한 것이라는 오해가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남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는 저래야 한다’는 낡은 고정관념은 남녀 모두를 힘들게 합니다. 남성은 ‘가장’으로서 모든 경제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슬퍼도 울면 안 된다’는 감정 표현의 억압을 강요받습니다.
여성은 여전히 가정 내에서 돌봄과 가사 노동의 주된 책임자로 여겨지며, 사회생활과 가정생활 모두를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슈퍼우먼’ 콤플렉스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성 평등을 위한 목소리는 이러한 성 역할의 굴레에서 벗어나, 남녀 모두가 자신의 성별이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서 각자의 개성과 능력에 따라 자유롭게 삶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페미니즘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이제 왜 아직도 성 평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지 조금은 이해가 되시나요? 이것은 남성과 여성이 싸워 누가 이기는지를 가리는 경쟁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존재해 온 ‘성별’이라는 불합리한 기준 때문에 차별받거나 억압받는 사람이 없도록, 모두가 동등한 기회를 갖고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자는 약속입니다.
결국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낡은 관습과 편견에서 벗어나 남성과 여성 모두가 더 자유롭고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입니다.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이 건강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페미니즘은 남성을 혐오하는 사상 아닌가요?
A. 아닙니다. 페미니즘의 본질은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과 억압을 없애고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일부 급진적인 주장들이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오해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페미니즘은 남성과의 대립이 아닌, 불평등한 사회 구조의 변화를 목표로 합니다.
Q. 요즘은 남성이 역차별받는 경우도 많은데요?
A. 남성들이 겪는 어려움 역시 중요한 사회 문제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 어려움의 뿌리 역시 ‘남성은 이래야 한다’는 가부장적 사회의 낡은 성 역할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페미니즘은 이러한 고정관념 자체를 해체하고자 하므로, 장기적으로는 남성의 해방에도 기여합니다.
Q. 성 평등이 이루어지면 세상이 어떻게 달라지나요?
A. 성별이 개인의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지 않는 사회가 될 것입니다. 남녀 모두가 육아와 가사를 동등하게 책임지고, 직장에서는 오직 능력으로만 평가받으며, 모든 사람이 폭력의 두려움 없이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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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부재와 법·정책적 평등 미달 등 때문에 권리 옹호와 여성인권 보호가 여전히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