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화약고’. 우리가 역사책에서 배웠던 발칸반도에 대한 이미지는 아마 이 한 단어로 요약될지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아드리아해의 눈부신 풍경과 중세 도시의 낭만을 꿈꾸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정말 안전할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자리 잡곤 하죠. 저 역시 첫 발칸 여행을 준비할 때, 주변에서 걱정 섞인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낯선 땅의 구석구석을 직접 걸어보고 현지인들과 눈을 맞추며 제가 내린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발칸반도의 치안은 우리가 가진 막연한 편견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평화롭습니다. 다만, 세상 어느 곳을 여행하든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이것은 당신의 소중한 여행을 지키는 가장 튼튼한 보험이 되어줄 것입니다.
과거의 상처와 눈부신 현재
이 지역의 안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전쟁’의 이미지가 30년도 더 된 과거의 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990년대의 안타까운 내전은 분명 이 지역에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지금의 발칸은 그 아픔을 딛고 눈부신 현재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나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 같은 주요 관광 도시는, 오히려 서유럽의 대도시보다 더 깨끗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현지인들은 대부분 여행객에게 친절하며, 관광 산업은 이들 국가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기 때문에 여행객의 안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과거의 기억이 아닌, 현재의 활기찬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안전한 여행의 첫걸음입니다.
대부분의 여행지는 평화롭습니다
‘발칸반도’라는 거대한 이름 대신, 우리가 실제로 여행할 ‘도시’의 이름을 떠올려보면 불안감은 한결 가벼워집니다. 크로아티아의 스플리트 해변에서, 몬테네그로 코토르의 성벽에서, 보스니아 모스타르의 오래된 다리 위에서 마주치는 것은 총성이 아닌,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의 웃음소리입니다.
특히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는 유럽 연합(EU) 회원국으로, 치안 시스템이 매우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방문하게 될 대부분의 관광 명소나 숙소, 레스토랑은 여행자들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도록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잘 알려진 관광 루트를 따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잠재적인 위험의 99%는 자연스럽게 피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 됩니다.
소매치기, 가장 현실적인 위협
이 아름다운 지역에서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걱정거리는 전쟁이나 테러가 아닌, 바로 ‘소매치기’입니다. 이는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등 유럽의 어느 대도시를 가든 동일하게 주의해야 할 가장 흔한 유형의 범죄입니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구시가지 광장이나 시장, 버스터미널과 같은 곳에서는 항상 소지품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가방은 앞으로 메고, 뒷주머니에는 휴대폰이나 지갑을 넣지 않는 기본적인 수칙만 지켜도 대부분의 소매치기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귀중품을 드러내지 않고 조금은 수수한 차림으로 다니는 것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낯선 친절은 일단 경계하기
발칸 지역의 사람들은 대체로 순박하고 정이 많지만, 어느 관광지에나 여행객을 노리는 소수의 사람들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과도한 친절’을 베푸는 낯선 사람들입니다.
예를 들어,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에서 유창한 영어로 다가와 택시를 잡아주겠다거나, 숙소를 안내해주겠다고 하는 경우 바가지요금을 씌우려는 의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서명을 요구하는 가짜 자선 단체나, 갑자기 팔에 팔찌를 채워주고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단호하게 “No, Thanks.”라고 말하고 자리를 피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무례함이 아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당연한 권리입니다.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의 팁
발칸 여행의 큰 매력 중 하나는, 버스로 몇 시간이면 국경을 넘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새로운 나라를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여러 나라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몇 가지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국경을 넘을 때는 항상 여권을 미리 꺼내 준비하고, 렌터카로 여행한다면 국경 통과가 가능한 차량인지, 관련 서류는 모두 갖추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같은 발칸 지역이라도 나라마다 사용하는 화폐가 다를 수 있으니(크로아티아는 유로, 보스니아는 마르크 등), 다음 목적지의 화폐를 미리 확인하고 소액이라도 환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작은 준비가 여행의 불편함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여성 혼자 여행하기에도 안전한가요?
A. 네, 충분히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관광지는 낮에는 매우 안전하며,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안전 수칙만 지킨다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밤늦은 시간에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혼자 다니는 것은 피하고, 숙소는 안전한 위치에 잡는 것이 좋습니다.
Q. 아직도 지뢰가 남아있는 곳이 있다던데, 사실인가요?
A. 네,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나 크로아티아 내륙의 일부 지역 등, 과거 내전이 치열했던 외딴 시골이나 산악 지대에 국한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방문하는 모든 관광지와 도시는 완벽하게 안전하며, 하이킹을 할 때도 정해진 등산로나 표시된 길을 벗어나지 않는 한 지뢰를 마주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Q. 길에서 인종차별을 당할 수도 있나요?
A.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0%라고 할 수 없지만, 발칸 지역은 동양인 여행객에게 매우 호의적이며 인종차별이 심한 곳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K-POP 등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발칸반도의 역사와 현재, 유럽 속 ‘화약고’라 불린 이유
발칸반도의 역사와 현재, 유럽 속 ‘화약고’라 불린 이유
'발칸반도'라는 이름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아름다운 크로아티아의 해변보다는, 복잡하고 끊임없이 분쟁이 일어나는 불안한 지역을 먼저 떠올릴 겁니다. 심
tcs.sstory.kr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유럽에서 밤길 가장 안전한 나라, 크로아티아” - 유엔저널
발칸반도 내 크로아티아는 밤길이 안전한 국가로 손꼽히며 낮은 범죄율과 우수한 치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 '2년 연속 1위' 유럽 41개국 중 야간 안전 1위 크로아티아 - 매일경제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가 발칸반도 내 안전도가 높아 여성과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입니다. - 루마니아 여행 #21 발칸반도 치안은? - 네이버 블로그
루마니아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제3세계적 특성을 갖고 야간 외출과 으슥한 골목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발칸 9개국 여행 안전수칙과 유의사항 - Verygood Tour
치안은 비교적 안전하지만, 밤시간 사람이 없는 곳과 혼잡한 곳의 소매치기, 날치기를 조심해야 합니다. - 외교부 2025년 상반기 여행경보단계 정기조정
외교부는 발칸반도 국가들의 치안 및 재난 상황에 맞춰 여행경보단계를 정기 조정하며 최신 정보 확인을 권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