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생각해서 덜 짠 된장을 먹고 싶은데, 마트에서 파는 된장이 집된장보다 덜 짜다면서요?" 혈압 관리나 저염식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시판 된장(맥된장)을 선택해 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구수한 맛은 조금 덜해도, 왠지 건강에는 더 좋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죠.
하지만 이 이야기는 과연 100% 진실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는 '절반의 진실'이자 '위험한 오해'일 수 있습니다. 어떤 된장이 더 짜고 덜 짠지를 결정하는 진짜 열쇠는 '전통'이냐 '개량'이냐가 아니라, 바로 제품 뒷면의 '영양정보표'에 숨어있습니다. 오늘, 이 두 장(醬)에 얽힌 짠맛의 비밀을 속 시원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태생부터 다른 두 장(醬)의 비밀
이 오해의 실타래를 풀기 위한 첫 번째 단서는 바로 두 된장이 만들어지는 '재료'의 차이에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집된장'이라 부르는 전통 된장은 오직 '콩, 소금, 물' 이 세 가지만을 이용해 오랜 시간 자연의 힘으로 발효시킵니다. 다른 첨가물이 없기 때문에, 맛의 중심은 콩 본연의 구수함과 소금의 짭짤함이 차지하게 되죠.
반면에 우리가 마트에서 흔히 만나는 맥된장(개량식 된장)은 콩(대두)에 '밀'이나 '쌀' 같은 다른 곡물을 섞어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이 '추가된 곡물'이 맛의 변수를 만들어냅니다. 발효 과정에서 이 곡물 속 전분은 단맛과 감칠맛을 내는 성분으로 변하여, 소금의 짠맛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역할을 합니다.
'짠맛'을 결정하는 제조 공정의 차이
두 된장의 제조 방식 역시 나트륨 함량에 영향을 미칩니다. 전통 방식의 장은 오랜 시간(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부패하지 않고 안전하게 발효되기 위해, 방부제 역할을 하는 '소금'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즉, 일정 수준 이상의 염도는 맛을 위해서가 아닌, 안전한 발효를 위한 필수 조건인 셈입니다.
하지만 현대적인 공장 시스템에서 만들어지는 개량식 장은, '코지균(종균)'이라는 우수한 균을 접종하여 짧은 기간 안에 안정적으로 발효를 유도합니다. 통제된 환경에서 빠르고 안전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전통 방식만큼 많은 양의 소금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맥된장이 덜 짤 수 있다"는 이야기의 과학적인 근거가 됩니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영양정보표'
그렇다면 "역시 시판 된장이 덜 짜고 건강한 거네!" 라고 단정 지어도 될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소비자들이 빠지는 가장 큰 함정입니다. '덜 짤 수 있다'는 가능성이, '항상 덜 짜다'는 진실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이 혼란을 끝내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해결책은 바로 제품 뒷면의 '영양정보표'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모든 가공식품에는 영양성분표시가 의무화되어 있으며, 이곳에는 '나트륨' 함량이 아주 정직하게 적혀있습니다. 100g당 나트륨 함량을 비교해 보는 작은 습관만으로도, 우리는 더 이상 막연한 소문에 휘둘리지 않고 내 건강을 위한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맛'의 함정과 현명한 선택
우리의 '혀'가 느끼는 짠맛과, 실제 '나트륨 수치'는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개량식 된장은 앞서 설명한 곡물의 단맛과 감칠맛, 혹은 다른 첨가물들이 짠맛을 부드럽게 감싸주기 때문에, 실제 나트륨 함량은 높더라도 혀에서는 "어, 생각보다 안 짜네?" 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반면, 다른 첨가물이 없는 전통 장은 콩의 구수한 맛과 소금의 짠맛이 아주 정직하게 드러납니다. 따라서 단순히 맛만 보고 염도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영양정보표를 통해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고, 요리할 때 평소보다 적은 양을 사용하여 채소나 두부 같은 다른 재료로 맛의 균형을 맞추는 것입니다.
건강을 위한 최종 정리
결론적으로, "맥된장이 전통 된장보다 무조건 덜 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제품에 따라, 그리고 제조사의 레시피에 따라 그 값은 천차만별입니다. 오히려 일부 시판 제품은 맛을 내기 위해 더 많은 나트륨을 함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 저염 된장을 찾고 계신다면, 이제부터는 '전통'이냐 '개량'이냐를 따지기 전에, 제품 뒷면의 '나트륨' 숫자를 먼저 확인하는 똑똑한 소비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 작은 습관 하나가, 여러분의 식탁을 더 건강하고 맛있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길이 되어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그럼 전통 된장은 건강에 안 좋은 건가요?
A.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전통 된장은 오직 콩으로만 만들어져 단백질 함량이 높고, 오랜 자연 발효 과정에서 생겨난 수많은 유익균과 효소가 살아있다는 큰 장점을 가집니다. 나트륨이 걱정된다면,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Q. '저염 된장'이라고 적힌 제품은 믿을 수 있나요?
A. 네, 식품위생법상 '저염' 또는 '나트륨 감소' 표시를 하려면, 기존의 유사 제품보다 나트륨 함량을 25% 이상 줄여야만 합니다. 따라서 이 표시가 있는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나트륨 함량이 낮은 것이 맞습니다.
Q. 된장으로 국을 끓일 때, 나트륨을 줄이는 팁이 있을까요?
A. 네, 있습니다. 맹물 대신 멸치나 다시마, 채소로 우려낸 '육수'를 사용하면, 된장을 조금만 넣어도 깊은 감칠맛을 낼 수 있습니다. 또한,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드시는 것도 훌륭한 나트륨 섭취 저감 방법입니다.
전통 된장과 맥된장, 맛과 효능의 결정적인 차이점 5가지
전통 된장과 맥된장, 맛과 효능의 결정적인 차이점 5가지
"어떤 된장을 사야 찌개가 더 맛있을까?" 마트의 수많은 된장 앞에서 한 번쯤은 이런 고민 해보셨을 겁니다. 비슷해 보이는 갈색빛의 장(醬)이지만, 전통 방식과 개량 방식(맥된장)은 생각보다 큰
tcs.sstory.kr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간장 vs 된장 vs 고추장 vs 쌈장… '나트륨' 가장 많은 건? - 헬스조선
맥된장은 된장과 유사하지만, 나트륨 함량은 브랜드와 제품에 따라 다르며, 보통 된장보다 크게 낮다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 나트륨 함량 표시 안 돼, '저염'인지 알 수 없어 - 소비자시민모임 PDF
장류 제품의 나트륨 함량 표시는 불충분해 실제 맥된장과 된장 간 나트륨 차이를 소비자가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 장류 중 간장이 가장 짜다 - 이데일리
간장이 가장 나트륨 함량이 높고 된장과 맥된장도 상당한 양의 나트륨을 함유해, 섭취량 조절이 필요합니다. - 된장 점유율 1위 CJ '해찬들', 나트륨 함량도 1위 - 소비자보도
된장 브랜드별 나트륨 함량 차이가 크며, '저염' 표시 없는 제품은 나트륨 과다 섭취 위험이 있습니다. - 된장 vs 맥된장 나트륨 함량 비교, 진실과 오해 - 건강정보
나트륨 함량이 낮다는 맥된장 광고는 제품별 차이가 크고, 반드시 라벨을 확인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