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 시간 준비물이나 공작 재료를 사러 문구점에 갔을 때, '두꺼운 종이' 코너 앞에서 깊은 고민에 빠져본 경험, 다들 있으시죠? 이름도 비슷하고 둘 다 튼튼해 보이는 '마분지'와 '하드보드지'. "대체 둘의 차이가 뭐지? 그냥 아무거나 사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에 결국 둘 다 사거나, 혹은 잘못된 선택으로 작품을 망쳐본 경험이 있다면 오늘 이 글을 주목해 주세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두 친구는 이름만 비슷할 뿐, 태생부터 성격, 그리고 잘하는 역할까지 완전히 다른 '남남'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더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하려는 작업에 어떤 친구의 '성격'이 더 잘 맞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두 종이의 속마음까지 들여다보는 완벽 구별법을 알려드릴게요.
속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두 재료를 구분하는 가장 확실하고 간단한 방법은 바로 '단면'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들의 정체성은 바로 그 속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먼저 '마분지'의 단면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회색빛의 종이가 빽빽하게 압축되어 있는, 통으로 된 하나의 판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치 두꺼운 과자처럼, 속과 겉이 모두 같은 재질로 꽉 차 있는 셈이죠.
반면, '하드보드지'의 단면을 보면 마치 샌드위치나 오레오 과자처럼 가운데에 하얀 스티로폼(폼)이 들어있고, 그 위아래를 얇은 종이가 감싸고 있는 구조입니다. 문구점에서는 '우드락'이나 '폼보드'라는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리죠. 이처럼 속이 꽉 찬 친구와, 속에 폭신한 마음을 품은 친구라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습니다.
튼튼한 뼈대가 필요할 땐, 마분지


마분지는 여러 겹의 종이를 강하게 압축해서 만든 만큼, 밀도가 높고 아주 단단하며 무게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잘 부러지기보다는 부드럽게 '휘어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죠. 이 친구의 진짜 역할은 바로 무언가를 튼튼하게 받쳐주는 '뼈대'나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직접 노트나 책의 표지를 만들거나, 액자의 뒷판, 혹은 보드게임 판처럼 튼튼한 내구성이 필요하고 어느 정도의 휨을 견뎌야 하는 작업에는 마분지가 최고의 선택입니다. 얇은 종이 공작물의 뒷면에 덧대어 힘을 실어주는 보강재 역할에도 아주 충실한, 믿음직한 친구입니다.
가벼운 벽을 세우고 싶다면, 하드보드지


하드보드지(폼보드)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두께에 비해 놀랍도록 가볍다'는 점입니다. 가운데에 공기가 가득한 폼이 들어있기 때문이죠. 마분지처럼 휘어지는 성질은 거의 없는 대신, 일정한 힘을 가하면 '똑' 하고 깔끔하게 부러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 친구의 역할은 바로 가볍고 반듯한 '벽'이나 '구조물'을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건축 모형을 만들거나, 발표용 프레젠테이션 보드를 제작하거나, 가벼운 전시용 입체 구조물을 만들 때는 하드보드지가 정답입니다. 무게 부담 없이 두께감과 부피감을 표현할 수 있어, 세우고 쌓아 올리는 입체적인 작업에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자를 때의 느낌부터 달라요


두 재료는 칼로 자를 때의 느낌부터 확연히 다릅니다. 마분지는 밀도가 높은 종이 뭉치이기 때문에, 자를 때 제법 힘이 들어가고 '서걱서걱'하며 섬유질이 잘려나가는 저항감이 느껴집니다. 힘 조절에 실패하면 단면이 깔끔하지 않고 보풀이 일어날 수도 있죠.
반면 하드보드지는 아주 날카로운 칼로 여러 번에 걸쳐 그어주는 방식으로 잘라야 합니다. 첫 번째 칼질로 윗면 종이를 가르고, 두 번째 칼질로 가운데 폼을 가르고, 마지막 칼질로 아랫면 종이를 가르는 느낌이죠. '사각사각'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아주 반듯하고 깨끗한 단면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그래서, 내 작업엔 어떤 걸?


이제 여러분의 작업에 어떤 친구를 초대해야 할지 감이 오시나요? 선택의 기준을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 드릴게요. 만약 여러분의 작업이 무언가를 '받쳐주고 지지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면 '마분지'를, '세우고 쌓아 올리는' 입체적인 형태가 중요하다면 '하드보드지'를 선택하면 실패 확률이 거의 없습니다.
튼튼한 파일 홀더나 상자를 만들고 싶다면? -> 마분지!
가벼운 미니어처 집이나 모형 비행기를 만들고 싶다면? -> 하드보드지!
이처럼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결과물의 '역할'을 먼저 생각하면, 어떤 재료가 더 적합한지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두 종이 모두 물감으로 색칠할 수 있나요?
A. 네, 둘 다 가능하지만 결과물의 느낌은 완전히 다릅니다. 마분지는 표면이 종이 그대로라 물감을 잘 흡수하여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지만, 너무 많은 물을 사용하면 울 수 있습니다. 하드보드지는 겉면이 매끄러운 종이로 코팅되어 있어 물감이 겉도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포스터물감이나 아크릴물감으로 채색하면 아주 선명하고 깔끔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Q. 왜 이름이 '마분지(馬糞紙)' 인가요? 이름의 뜻이 좀 이상해요.
A.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옛날에는 종이를 만들 때 볏짚을 많이 사용했는데, 이 볏짚이 말의 여물이나 깔개로 쓰이다 보니 말의 분뇨(마분)와 섞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볏짚 같은 것을 원료로 만든 질 낮은 종이를 '마분지'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재미있는 유래가 있습니다.
Q. 하드보드지 말고 '우드락'은 또 다른 건가요?
A. 하드보드지, 폼보드, 우드락은 사실상 거의 같은 제품을 부르는 여러 가지 이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드락'은 특정 회사의 상품명이지만, 워낙 유명해져서 이제는 폼보드 종류를 통칭하는 보통명사처럼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마분지 공예 A to Z (준비물, 자르는 법, 붙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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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과자 상자를 오려 붙여 인형의 집을 만들던 추억, 다들 있으신가요?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마분지'는 그 튼튼함과 투박한 매력으로 무한한 변신이 가능한 훌륭한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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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우드락, 폼보드, 포맥스 차이점 - 네이버 블로그
마분지는 종이와 섬유질로 만들어진 비교적 부드러운 두꺼운 종이이고, 하드보드지는 여러 겹 종이를 겹쳐 접착해 더욱 단단하고 튼튼한 합지종이입니다. - 싸바리 박스 속지 종류와 차이, 하드보드지와 골지 - 네이버 블로그
하드보드지는 재활용 종이를 합쳐 만든 단단한 종이로 주로 박스 속지에 쓰이며, 마분지는 좀 더 부드럽고 두께가 다양한 종이입니다. - 하드보드지 1T/2T/3T/4T/5T - 네이버 블로그
하드보드지는 두껍고 튼튼해 건축 모형, 액자, 상자 제작 등에 쓰이며, 마분지는 주로 포장이나 완충 용도로 적합합니다. - 마분지 20cm, 하드보드지 두꺼운 종이 비교 - 쇼핑몰
마분지는 유연하고 두께가 상대적으로 얇으며, 하드보드지는 단단하고 무겁습니다. 특정 용도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 하드보드지: 강력한 내구성과 다양한 용도 - 검색결과
여러 겹의 종이를 접착한 하드보드지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아트, 포장재, 표지 등에 널리 쓰입니다.


